X
추석날 뜨는 달 고향으로 부는 바람에 길이 막혀 속 깊은 마음 밖에 걸어두었더니 마당에 내린 달빛은 그리도 밝았을까 길가에 벌(罰)처럼 선 계수나무 달 속으로 기어 들어간 토끼 만나 이 세상 모든 빛들 절구에 가득 담아 찧고 또 찧어 송편 빚어 놓으면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모두 대주듯 고향길이 허공에 풀어진 밝은 달 그리운 고향의 빈 마당 아래 오곡과일이 지금도 익어갈까 영혼의 뿌리까지 다 내어주듯 멀리서 들려오는 고향 가는 기차의 기적소리 어느 순간 내 귀와 두 눈에 박힌 향수 따라 몸이 부드럽게 열린 들판에 허수아비도 반기고 달하나 가슴에 묻고 떠도는 하늘 어째서 그리움이 이리도 눈에 밟힐까 고향 떠난 외로움에 하늘 쳐다보면 그리움의 뿌리까지 영롱히 빛내려 내 마음 환하게 비춰 주는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어디 어디 떴나 내 가슴 속에 떠서 달나라로 가면서 가을을 재촉하는 우주의 울림이 이리도 신비할까. - 이효녕님에 글에서- 오시려던 님은 언제 오시나 바람만 서 있는 길가에 오늘은 정다운 웃음 소리가 들려옵니다. 밤나무도 감나무도 옛 세월을 감직하고 올해도 알찬 열매로 반겨줍니다. "어머니!저 왔어요!" 부엌에서 나를 기다린 둥그랑 등 하나 구수한 참기름 냄새와 함께 날라옵니다. "오냐,먼 길 힘들었지?" 당신의 미소속에 들어가면 왜 고향이라 부를까요? 가울의 풍년 그 기쁨을 누구보다 아시는 당신이었기에 집앞 마당을 청소 하면서 돗자리위에 펴져 있는 고추도 고구마도 선조의 사랑속에 피어 있는 한 피줄이라고 느껴진 뒤 산을 바라보는 오늘은 음력 8월 보름 하늘은 높고 푸르며 먼 산에는 웃긋불긋 오색 단풍으로 물들이고 맑고 청명하며 들녁엔 황금물결~ 모처럼의 부모님 형제 또 그리운 고향친구들 만나서 옛 이야기 많이나누시고 알콩달콩 행복한 추석명절이 되셨으면 합니다. 이 좋은 가을 날에 ~ 바쁘시더라도 마음만은 차한잔드시면서 여유로움으로 곱게 물들이고 있는 가을 산야처럼 예쁘고 아름다운 시간들되시고 풍요로운 한가위 되시기바랍니다. 풍성하고 넉넉한 한가위 되시길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