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를 해보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 노력하면 뭔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나 사건을 의미한다면, 통제 불능이라는 것은 내 노력으로 결과가 그다지 달라질 리가 없는 걸 뜻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골프를 치면서 내가 어쩔 수 없는 무언가에 마음이 가는 순간 골프는 영 엉뚱한 방향으로 나간다. 라운드를 하면서 ‘우리의 통제범위 안에 있는 일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묻는다. 캐디의 성격, 캐디의 능력·태도·자세…통제 가능한가? 이미 함께 라운드를 하고 있는 동반자의 수준·태도·자세…. 통제 가능한가?
날씨는 어떤가. 골프장의 관리 상태나 구조가 내 노력으로 되는 일인가. 너무나 뻔한 물음이라 타박하지 말라. 함께 라운드를 해보면 무수히 많은 골퍼들이 마치 통제범위 안에 있는 일인 양, 그런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면서 투덜거리고 있는 것을 지겹게 확인하게 된다.
그런 뻔한 현상 말고 이번에는 좀 더 미묘한 질문을 해보자. ‘오늘 보기플레이를 해야지.’ 이건 통제 가능한 일인가. 희망이나 목표는 될지언정 그게 마음먹은 대로 되는 일인가. 그럼, 범위를 좀 더 좁혀보자. ‘이번 홀에서는 꼭 파를 잡아야지.’ 이건 가능한가. ‘이번만은 꼭 굿~ 샷을 날려야지.’
이런 것들이 만약 통제 가능한 일이라면 우리가 이토록 골프에 열광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하나하나 따지고 들어가다 보면 사람들이 심각한 얼굴로 되묻는다. “그럼 실제 라운드를 하면서 클럽을 들고 터덜터덜 걸어 다니는 것 외에,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한 샷 한 샷을 날리는 것 외에, 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별로 없다는 건가요?”
그건 또 전혀 그렇지 않다. 내 의지로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일 또한 엄청 많다. 거리·높이·바람과 공이 놓인 자리의 상태, 공이 떨어지는 자리의 상태 등 상황을 면밀히 읽고 판단하는 일, 위험요소를 발견하고 목표를 정한 뒤 선택하는 일, 또 그런 능력. 그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