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은 위선자가 되는 것입니다. 남의 일에는 정신을 중요시하면서 자신의 일은 껍데기를 더욱 중요시 하는 것이었습니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하던 청년은 여자에게 다시 E-Mail을 보냈습니다.
♥ 초록물고기님 ! 사랑하는, 이제 당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야겠습니다. 사랑하는 내 단 한 사람, 초록물고기님 당신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에게는 건강한 몸을 가진 내가 또한 저에게는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당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당신이 말한 당신의 결점은 오히려 나에겐 기쁨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바위틈에 조용히 피어나 눈길 한번 받지 못하는 제비꽃처럼 저만 당신을 사랑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초록물고기가 바다의 품에서 맘대로 헤엄치는 날 나는 비로소 내 스스로 당신을 사랑할 자격이 있다고 말하겠습니다. 초록물고기가 넓은 바다에서 자유로이 헤엄칠 자유를 드리겠습니다.
얼마 후 두 사람은 서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청년은 여자의 불편한 몸이 걱정이 되어 서울 로 올라가겠다고 하였지만 사는 걸 보고 싶어 하는 여자의 부탁으로 지금은 폐교가 된 초등학교에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여자는 그녀의 전화번호도 알려주지 않고 무작정 3월 14일 학교에서 가장 큰 나무 밑에서 만나자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3월 14일, 청년은 여자가 혹 못 찾을까봐 한 시간 반이나 먼저 나가서 여자를 기다렸습니다. 여자는 남자의 애간장을 다 태우고 20분이나 늦게 도착을 했습니다.